어느 듯 경영컨설팅(management consulting)과 학술 연구에 10여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경영컨설팅을 배우려고 컨설팅대학원을 입학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턴트 밑에서 도제식으로 일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컨설팅 Tool kit을 모으느라 인터넷을 한동안 배회하기도 했습니다. Amazon에서 management consulting과 Methods & Tool에 관한 책들은 모조리 사모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시대에 역량을 갖춘 컨설턴트가 되고자, Bigdata분석과 AI에 관한 책들도 이것 저것 섭렵했습니다. 데이터 분석기법을 익히느라 이래도 해보고 저래도 해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또 어느때에는 Monte Carlo Simulation을 익히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통계학책도 한 두 권이 아닙니다. 이책을 보다가 잘모르면 저책을 읽었습니다. 통계 패키지도 Open Source R과 Python에서 Stata, SPSS, AMOS에 이르기 다 다루어 봤습니다. 질적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NVivo를 구입했습니다.
좌충우돌, 컨설팅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경험이 누적되면서 컨설팅 실력과 조사연구를 위한 지식, 기술 및 스킬이 향상됐습니다. 자화자찬이라고 할수 있겠으나, 이제 어엿한 중견 컨설턴트라고 할만도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부족한 게 많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컨설턴트라도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동안 컨설팅을 공부하면서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과학적 방법론(양적 및 질적연구방법론), 시각화방법, 통계적 능력, 프레임워크사고, 그리고 구조화 사고를 포함한 컨설턴트적 사고력과 컨설팅 지식 기술 및 스킬향상이었습니다. 컨설턴트가 클라이언트를 압도할수 있는 분야는 기본적으로 방법론(접근법)과 컨설턴트적 사고력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과학적 절차와 방법, 도구와 프로세스, 퍼실리테이션, 전략적사고와 논리적사고, 비판적 사고, 구조화 사고, 프레인워크적 사고, 통계적능력, 그리고 시각화 능력 같은 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정 산업, 시장 및 제품에 관한 지식은 클라이언트보다 더 우위에 있기 어렵습니다. 시장과 기업에 관한 지식은 컨설팅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이해의 깊이와 너비를 더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상당기간동안 학습과 반복을 통해 축적되지 않았다면, 샤프하고 스마트한 컨설턴트가 되기 어렵습니다. 누적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의 양적 및 질적 차이가 컨설턴트 간에 지식과 기술 격차를 벌이게 됩니다. 경영기술지도사회의 회원들의 학력이 상당히 고학력자들이 많습니다. 전체의 약 80%이상이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사학위가 있다고 해서 다 사프하고 스마트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컨설턴트 개인 간에 능력과 지식격차가 큽니다. 이러한 차이는 그가 대학원을 어디서 나오고 어디서 박사를 했느냐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컨설턴트의 능력은 What, Where의 문제가 아니라, How의 문제, 즉, 그가 얼마나 어떻게 학습하고 공부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나는 최근 정부기관의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연구자들 간의 능력에도 많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나는 다른 사람들이 쓴 컨설팅 보고서를 쭉 훑어보았는데, 그 보고서 완성도가 상당히 낮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그 원인은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읽는 사람이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글은 잘 쓴 글이라고 할수 없습니다. 글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연습이 부족하고 제대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컨설팅보고서에는 개조식 문체를 많이 씁니다. 국수 잘 만드는 사람이 칼국수도 잘 만듭니다. 개조식 문장 잘 쓰는 사람은 일반 서술체 문장도 잘 씁니다.
나는 신문기자 출신이라서 짧은 시간에 완성도 높은 글을 써 내는 압박에 잘 훈련이 됐다고 할수 있습니다. 모든 글을 글을 다 잘 쓴다고는 하긴 어렵지만, 글 쓰는 데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Consultant나 Researchers의 일은 "글로 시작해서(기획) 글로 끝나는(보고)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보고서, 잘쓴 글은 좋은 선행이 될수 있습니다. 나아가 글쓰는 방법 혹은 문장론에 관한 책들도 좋은 스승이 될수 있습니다. 글은 잘 쓰고 싶어 하면서 문장론 한권 읽지 않는다면, 그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글을 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의미와 시각화 방법 자체에 대해 서툰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의미는 텍스트보다 그래픽으로 압축해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보고서를 보니, Graphic을 그리기는 그렸습니다. 그런데 독자가 그것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그렸다면, 그것은 좋은 시각화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시각화의 의미도 잘 모르는데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 자체도 어슬프기 짝이 없었습니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Tool도 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엑셀, 파워포인트, R, Python, STATA 등 소프트웨어도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Text Mining에 NVivo를 즐겨 사용합니다. NVivo는 근거이론(Grounded Theory)을 표준으로 한 질적연구 전용 소프트웨어입니다. AI나 자연어처리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AI가 질적연구를 위한 Coding을 대체하진 못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특성에 맞게 어떤 그래프유형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색상으로 표현할 것인지하는 것도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어떤 경우 어떤 차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가 '차트의 기술'입니다. 이에 관한 단행본도 있습니다. 나는 데이터 시각화에 관한 단행본도 3~4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각화를 위해 많은 Power Point 템플릿과 엑셀 Tool을 모았습니다. 일부는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걸 컨설팅 대학원 학생들에게 배포해 주곤합니다. 아마도 수백만원 어치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원래 컨설팅방법, 툴과 사례는 시장에서 자유롭게 유통되는 재화가 아닙니다. 이것은 은밀하게 아주 소수의 사람들사이에 공유되는 암묵적 지식입니다.
셋째, Data를 분석하는 방법도 어슬퍼 보입니다. 데이터 분석능력은 기본적으로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기술 통계분석으로 평균, 표준편차, 중앙값, 사분위수, 최소/최대값 등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설문자료들은 일반적으로 교차분석과 카이검증, t-test 및 Anova분석에 의한 평균차이 분석을 포함하는 통계적 분석이 필요합니다. Data 분석목적에 따라 분류(Classification)와 회귀분석(Regression)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Data를 특정한 속성에 따라 집단을 군집을 나누기도 합니다. 실험데이터는 t-검증 또는 ANOVA 분석이 필요합니다. 분석기법들이 다양합니다. 생존분석, Decision tree, Logistic regression, 군집분석, 컨조인트 분석, 판별분석, 장바구니 분석, 앙상블기법, SVM, 랜덤포레스트, 인공신경망분석 등 .... 유능한 컨설턴트라면, 분석목적에 맞는 분석기법을 선택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분석기법들이 마케팅전략수립이나, 경영전략수립 컨설팅에 응용될수 있습니다.
IoT-Bigdata-AI시대에 통계적 능력은 더욱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적 지식과 기술이 점점 범용화 되고 있다. Data분석능력은 더 이상 통계학 전공자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과거 통계 전공자들의 전유물이었던 통계적 지식과 기술이 AI/Bigdata시대에 점점 범용화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의 컨설턴트들에게는 통계적 역량이 필수적이다. 과거와 같이 정성적인 자료분석만으로는 유능한 컨설턴트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컨설턴트의 요구역량은 이른바 " Data-driven Consulting Scientist"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통계적 분석능력을 가진 컨설턴트이면서, 동시에 과학적 방법론을 갖춘 컨설팅과학자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자는 사회과학자이든 공학자이든지는 상관없습니다.
넷째, 자료나 분석한 결과를 체계적으로 재구조화해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목적에 적합한 자료를 식별해납니다. 자료를 흡수해서 머릿속에서 컨설턴트적으로 생각하는 힘(창의적사고, 논리적사고, 전략적사고, 구조화사고, 비판적사고등)으로 발효시켜야 합니다. 자료가 머릿속에서 발효돼서 끓어 넘칠 때 비로소 재구조화가 가능합니다. 이때가 바로 기존 자료가 새로운 지식으로 변환되는 과정입니다.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보를 재구성해 내야 합니다. 글을 막 써야 할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흡수한 자료가 제대로 발효되지 않았다면, 정보는 효과적으로 재구조화/ 또는 재조직화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할 것입니다. 자료를 흡수하고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힘으로 발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 발효된 술이 맛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섯째, 실험설계, 준실험설계, 혹은 비실험설계이든 과학적 연구 방법론에 관한 지식이 내재화 되어 있지 못한것 같습니다. 과학적 방법은 과학의 가정과 논리, 과학적 연구절차와 방법을 의미합니다. 과학적 방법론이 자신의 몸에 내면화 되어 있지 못했다면, 설득력 있는 신지식을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곧 좋은 컨설팅결과를 산출하기 어렵습니다.
과학적 연구방법론은 연구과제나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논리적 절차와 방법의 원천을 제공합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이 몸에 내재화된 사람은 먼저 연구문제를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사 분석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적절한 프레임워크나 툴, 혹은 통계적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합니다. 분석결과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구조화해서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결과를 정리하면서 임팩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혁신적인 개선방안이나 전략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적 방법론이 체화된 컨설턴트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으로 무장됐는지 여부는 학사- 석사- 박사를 구분짓는 중요한 기준이라 할수 있습니다. 학사는 과학적 방법론을 거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여건상 제대로 배우기 어렵습니다. 석사는 그러한 과학적 방법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는 듯합니다. 수업을 듣는둥 마는둥 했는데 실무에 잘 적용하지 못하거나, 과학적방법론이 지식의 내면화 정도가 앝다고 할수 있습니다. 다만, Full time석사는 예외적일 수 있습니다. 풀타임 석사는 과학적 방법론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사는 철학적 패러다임을 갖고 문제를 정의하고, 과학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조사를 설계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철학적 패러다임하에서 과학적연구방법론을 선택해서 연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석사와 박사를 가름하는 Critical Point라고 할수 있습니다. 여기서 과학적인 방법론은 연구 패러다임에 따라 질적방법과 양적 방법을 다 아우릅니다. 유감스럽게도 요즘 학력 인플레로 인해 박사들 조차 신실한 석사만도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강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면, 컨설팅 프로젝트또는 연구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보고서를 효과적으로 작성해 나갈수가 없습니다. 경험적으로 이건 확실합니다. 그 컨설턴트가 글로벌 컨설팅사에 있든지, 로컬 컨설팅사에 있든지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면, 좋은 컨설팅 산물물을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훌륭한 컨설턴트로서 요구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컨설턴트들이 이러한 능력은 갖길 원하지만, 욕망만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열거한 역량요소들은 연구자 또는 고급 컨설턴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량이지만, 다 갖추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 경험과 학습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특히 정부 연구과제를 하는 사람들은 과학적 연구방법론이 필수적입니다. 이게 잘 안되니, 체계적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효과적인 자료수집 및 분석, 그리고 조리있게 논리적이게 보고서 목차를 잡고 체계적으로 기술해 나가는 일에 서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컨설턴트의 능력은 What, Where의 문제가 아니라, How의 문제, 즉, 그가 얼마나 어떻게 학습하고 공부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림국제대학원 대학교의 4차산업혁명융합컨설팅 학과는 이러한 컨설팅역량을 갖춘 컨설턴트를 육성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KPMG, Deloitte 출신의 교수진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성공적인 로컬 컨설턴트 출신의 교수진도 포진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컨설턴트가 되려면, 유능한 컨설턴트 아래서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컨설턴트 또는 직장인들이 한림국제대학원 대학교의 4차산업혁명융합컨설팅 학과에 지원해 주길 바라 마지 않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유능한 교수들과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이러한 지식과 스킬을 갖춘 컨설턴트를 양성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융합컨설팅학과의 목표입니다.
많은 지원을 바란다.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4차산업혁명 융합컨설팅 주임교수 윤영호(상담 gashiry@daum.net)